(골목길에서 쇠비름이 자라고 있다. 원 안)
(자세히 볼까요?)
(붉은 줄기에 주걱모양의 잎을 지니고 있네요)
너무 보잘 것 없어서 길 가는 이 그 누구도 눈길한번 주지 않는다.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꿋꿋이 자라는 게 잡초입니다. 밟히고 쓰러지고 최악의 생육조건에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걸 보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. 얼마 전에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바닥 틈새로 자라는 무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. 그 무를 소재로 만든 만화와 캐릭터까지 나왔다면 말 다했지요. 또 관광 상품화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무를 보기위해 그 지역을 찾았다고 하니, 놀라운 건 무가 아니라 일본사람의 호들갑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.
어쨌든 강인한 생명력의 대명사는 잡초임에 틀림없습니다. 그중에 특히 쇠비름이란 녀석을 따라올 잡초가 있을까요? 여름 땡볕에서 수분 한 방울 없어 질정도로 말라가도 비만 오면 다시 살아난다고 하니 말입니다. 쇠비름의 생명력에 대해서는 도종환님의 시에서 가장 확실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.
뿌리째 뽑아 내어 열흘 밤 열흘 낮 말려 봐라.
수액 한 방울 안 남도록 두었다
뿌리 흙 탁탁 털어 가축떼에게 먹여 봐라.
씹히고 씹히어 어둡고 긴 창자에 갇히었다
검게 썩은 똥으로만 나와 봐라.
서녘 하늘 비구름 육칠월 밤 달무리로
장마비 낮은 하늘에 불러올 때
팥밭의 거름 속에 숨어 빗줄기 붙들고
핏발 같은 줄기들 다시 흙 위에 꺼내리니
연보라 팥꽃 새에 이놈의 쇠비름
이 질긴 놈의 쇠비름 소리 또 듣게 되리라.
머리채를 잡힌 채 아아, 이렇게 끌리어 가도.
쇠비름은 시골 채소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입니다.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좋다보니 농부 입장에선 이 죽일 놈의 쇠비름이겠지요. 비록 농부에게는 해악의 풀이지만 먹거리로서는 참 괜찮은 나물이기도 한답니다. 서양에서는 샐러드 소재로 사용되고요. 살짝 데쳐 말려놓았다가 겨울철에 묵나물로 먹는답니다.
또 즙을 내어 죽을 끓이기도 한다네요. 위장을 편하게 해주고 공복에 생즙을 먹으면 기생충을 죽이는 효능이 있답니다. 어때요 이만하면 잡초라고 무시할 순 없겠죠? 사실 우리 몸에 좋은 산야초는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. 다만 너무 흔해 그 가치를 모르고 깊은 산속에 있는 게 좋다는 착각에 빠져 살 뿐이지요. 우리 인생도 그렇지요. 정작 소중한건 우리 주변에 있답니다. 사람도, 행복도.
2007.6.15 맛객(블로그= 맛있는 인생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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